근로기준법 처음 확인할 때 놓치지 않는 방법

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인이 근로계약서를 받아 왔는데, 시급은 적혀 있어도 쉬는 시간과 주휴일은 어디에 있는지 한참 찾았다고 하더라고요. 근로기준법은 조항을 처음부터 읽기보다 내 계약서와 근무표, 급여명세서를 나란히 놓고 확인하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근로계약서에서 먼저 볼 항목
근로계약을 맺을 때는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같은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합니다. 임금의 구성 항목과 계산·지급 방법 등을 적은 서면도 근로자에게 줘야 하고요. 계약서를 받았다면 월급 액수만 보지 말고 하루에 몇 시간 일하기로 했는지, 어느 날 쉬는지, 임금은 언제 들어오는지까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에서는 하루 6시간이라고 들었는데 계약서에는 5시간으로 적혀 있다면, 나중에 급여를 계산할 때부터 차이가 생깁니다. 구두로 들은 내용과 다른 부분은 일을 시작할 때 바로 확인하고, 수정된 계약서를 받아 두는 편이 편합니다. 계약서가 없다면 근무 일정이나 임금을 안내받은 메시지도 보관해 두세요.
여기서 사업장 규모도 중요합니다.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인지에 따라 연차휴가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등의 적용이 달라집니다. 다만 5명 미만이라고 근로기준법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근로계약서 교부, 휴게, 주휴일 같은 규정은 작은 사업장에서도 확인해야 합니다. 인원이 매일 바뀌는 곳이라면 어느 날 출근한 사람이 몇 명이었는지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출퇴근 시간과 쉬는 시간을 따로 기록하기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일반적인 사업장에서는 휴게시간을 빼고 하루 8시간, 한 주 40시간이 법정근로시간의 기준입니다. 연장근로를 합의해 할 수 있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한 주 12시간 한도를 살펴야 합니다. 교대근무나 유연근무처럼 근무 형태가 다르면 계산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니, 내 근무표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을 근무 도중에 줘야 합니다. 이름만 쉬는 시간이고 계속 손님을 받거나 호출을 기다려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근로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고용노동부 안내와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퇴근 시간을 메모할 때는 출근, 실제 휴게 시작과 끝, 퇴근을 각각 적어 두면 좋습니다. 이를테면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고 점심에 자유롭게 1시간을 쉬었다면 실제 근로는 8시간입니다. 점심에도 업무 전화를 계속 받았다면 그 시간을 단순히 휴게로 빼도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휴일과 연차휴가는 조건이 다릅니다
주휴일은 한 주에 평균 1회 이상 보장하는 유급휴일입니다. 보통 4주 평균으로 한 주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고, 그 주에 일하기로 정한 날을 모두 일했다면 주휴수당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3시간씩 일하기로 했다면 주 15시간입니다. 사업장이 5명 미만이어도 이 조건을 충족하면 주휴수당을 확인해야 합니다.
연차휴가는 적용 범위가 다릅니다.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에서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1년간 80% 이상 출근했다면 15일의 유급휴가가 생깁니다. 입사한 지 1년이 안 됐다면 한 달을 개근할 때마다 1일씩 생기고요. 상시 5명 미만 사업장에는 법정 연차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근로계약이나 회사 규정으로 휴가를 약속했다면 그 내용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은 서로 다른 권리입니다. 급여명세서에 ‘수당 포함’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특히 시급제로 일할 때는 실제 일한 시간과 주휴수당을 따로 적어 보면 빠진 금액을 찾기 쉬워집니다.
급여가 다르다면 명세서와 기록을 맞춰 보기
임금을 받을 때는 임금명세서도 받아야 합니다. 기본급, 각종 수당, 공제액과 계산 방법을 확인할 수 있어야 내가 예상한 금액과 왜 다른지 알 수 있죠.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은 원칙적으로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해당 사업장에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에 일했다면 야간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퇴사할 때도 마지막 급여를 그냥 기다리기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당사자끼리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으므로, 지급 날짜를 따로 약속했다면 그 내용도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금액이 맞지 않으면 계약서, 근무표, 출퇴근 기록, 급여명세서를 날짜순으로 모아 비교해 보세요. 회사에 계산 내역을 요청한 뒤에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고용노동부 상담센터 1350이나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상황에 맞는 절차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막연히 ‘덜 받은 것 같다’고 느낄 때보다, 어느 날 몇 시간을 일했고 얼마를 받았는지 적어 두었을 때 이야기가 훨씬 분명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