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인지아잔틴 고를 때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는 친구와 영양제 진열대를 봤는데, 루테인지아잔틴 제품마다 숫자가 달라 한참 비교하게 됐어요. 이름은 비슷한데 어떤 제품은 두 성분의 합을 크게 쓰고, 어떤 제품은 루테인 함량만 눈에 띄게 표시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함량이 높은 쪽이 무조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왜 먹으려는지, 표시된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보는 편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어디에 쓰일까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채소 등에 들어 있는 색소 성분입니다. 눈 안에서는 중심 시야를 담당하는 황반에 분포해요. 책을 읽거나 사람 얼굴을 알아볼 때 쓰는 시야와 관련된 곳이라 ‘눈 영양제’ 성분으로 자주 소개됩니다. 식품안전나라가 안내하는 기능도 노화로 감소할 수 있는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여기서 기대치를 잘 맞춰둘 필요가 있습니다. 황반색소 밀도에 관한 기능성 표시가 곧 시력이 좋아진다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본 뒤의 피로가 바로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화면을 볼 때 눈이 뻑뻑한 문제와 황반 건강도 같은 문제로 묶어 생각하기 쉽지만 원인은 다를 수 있습니다. 눈이 불편한 이유를 모른 채 영양제만 바꾸다 보면 정작 필요한 관리를 놓칠 수 있어요.
제품 뒷면에서는 세 가지를 먼저 보기
저라면 광고 문구보다 제품 뒷면의 표시를 먼저 봅니다. 첫째는 ‘1일 섭취량’ 기준으로 루테인과 지아잔틴이 각각 얼마나 들어 있는지예요. 예를 들어 루테인 18mg에 지아잔틴 2mg이라면 두 성분을 합쳐 20mg입니다. 앞면에 쓰인 큰 숫자만 보고 한 성분의 양이라고 생각하면 비교가 엇갈릴 수 있겠죠.
둘째는 건강기능식품 표시와 기능성 원료명입니다. 식품안전나라에 등록된 루테인·지아잔틴 복합 원료 중에는 하루 섭취량이 두 성분의 합 10~20mg으로 안내된 원료가 있습니다. 최근 인정된 다른 원료에는 12~30mg으로 표시된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특정 숫자 하나를 모든 제품에 적용하기보다 내가 고른 제품의 원료와 섭취 방법을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비례해 커진다는 의미도 아니고요.
셋째는 함께 들어 있는 성분입니다. 비타민 A나 아연 등이 더해진 제품이라면 이미 먹는 종합비타민과 겹칠 수 있어요. 특히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먹는다면 각 제품의 하루 섭취량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가격을 비교할 때도 한 통 가격만 보지 말고 권장 섭취량대로 먹었을 때 하루에 얼마인지 보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연구에서 쓰인 10mg과 2mg의 의미
루테인 10mg과 지아잔틴 2mg이라는 조합을 자주 보셨을 거예요. 미국 국립안연구소의 AREDS2 연구에 사용된 양이라 제품 설명에도 많이 등장합니다. 다만 이 연구는 주로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진행할 위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연구에서 사용한 배합에는 두 성분 외에도 비타민 C·E, 아연, 구리 등이 포함돼 있었어요. 루테인지아잔틴만 먹으면 누구나 같은 결과를 얻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미국 국립안연구소는 AREDS 계열 영양제의 이점이 중간 단계의 황반변성이나 한쪽 눈에 진행된 황반변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확인됐다고 설명합니다. 초기 단계이거나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에게는 같은 이점이 확인되지 않았어요. 또 이런 영양제로 황반변성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면 제품 광고보다 자신의 눈 상태에 맞는 배합을 안과에서 상담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먹기 전에 생활과 주의사항도 함께 챙기기
평소 식탁에서도 두 성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금치, 케일 같은 잎채소와 브로콜리, 완두콩이 대표적이에요. 달걀노른자에도 들어 있습니다. 채소 반찬이 거의 없는 날이 이어진다면 식사 구성을 먼저 돌아볼 만해요. 영양제 한 알을 추가하는 것보다 매일 먹는 음식의 폭을 넓히는 쪽이 생활 속에서는 더 오래 가기도 하니까요.
섭취할 때는 제품별 주의사항을 꼭 읽어야 합니다. 식품안전나라는 일부 루테인지아잔틴 원료에 대해 과다 섭취 시 피부가 일시적으로 노랗게 변할 수 있다고 안내해요. 원료에 따라 임신·수유 중 섭취, 어린이의 섭취, 흡연자의 상담 권고도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특히 현재 흡연 중이거나 과거에 흡연했다면 베타카로틴이 들어간 눈 영양제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미국 국립안연구소는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베타카로틴을 포함한 기존 AREDS 배합을 권하지 않습니다.
제품을 고르다 보면 눈이 침침한 이유까지 영양 성분 하나로 설명하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갑자기 시야가 달라지거나 중심이 흐려진다면 영양제를 고르는 일보다 눈 상태를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저라면 평소에는 식사를 챙기고, 제품이 필요할 땐 성분표를 읽고, 눈에 변화가 생기면 진료를 받는 순서로 생각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