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지 낭비 없이 고르고 인쇄하는 방법

얼마 전 집에서 서류 한 장을 뽑으려다 복사용지를 다시 샀습니다. 늘 쓰던 A4용지인데도 포장에 적힌 75g, 80g, 평량 같은 말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막상 인쇄해 보니 종이 두께뿐 아니라 인쇄 설정도 결과에 꽤 큰 영향을 줬습니다.
A4용지 크기부터 확인하기
A4용지의 규격은 가로 210mm, 세로 297mm입니다. 화면에서 문서를 만들 때 용지 크기가 ‘A4’로 설정돼 있어야 인쇄 결과를 예상하기 쉽습니다. 문서 작성 프로그램에서는 A4를 골랐는데 인쇄 창에서는 ‘Letter’로 잡혀 있다면, 아래쪽 내용이 잘리거나 페이지가 한 장 더 나올 수 있습니다.
크기가 비슷해 보여도 Letter는 가로 216mm, 세로 279mm입니다. A4보다 조금 넓고 짧죠. 해외에서 받은 서식이나 예전에 만든 파일을 출력할 때는 문서의 용지 크기와 프린터 설정을 둘 다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표의 마지막 줄이나 서명란이 페이지 끝에 붙어 있다면 미리 보기에서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A4를 반으로 접으면 A5와 거의 같은 크기가 됩니다. 다만 A5의 표준 크기는 148×210mm라서, 297mm인 A4의 긴 변을 정확히 반으로 나눈 148.5mm와는 반올림 차이가 있습니다. 간단한 안내문이나 메모를 만들 때는 이 차이를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재단해 제본할 계획이라면 작업 파일도 A5 규격에 맞춰 두는 게 깔끔합니다.
75g과 80g 중 무엇을 고를까
복사용지 포장의 ‘75g/㎡’나 ‘80g/㎡’는 종이 한 장의 무게가 아니라 1㎡당 무게를 뜻합니다. 흔히 평량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종류의 종이라면 숫자가 높을수록 대체로 더 묵직한 느낌이 나지만, 표면의 매끈함이나 비침 정도까지 숫자 하나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A4 한 장의 면적은 약 0.062㎡입니다. 그래서 80g/㎡ 용지는 한 장에 약 5g, 500장 묶음은 종이만 계산하면 약 2.5kg입니다. 75g/㎡는 한 장에 약 4.7g으로 계산됩니다. 실제로 들었을 때 느끼는 무게에는 포장재도 더해지니, 이 수치는 대략적인 비교용으로 보면 됩니다.
흑백 자료를 자주 출력하고 보관 기간이 짧다면 75g 용지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양면 인쇄를 자주 하거나 상대에게 건네는 문서라면 80g을 먼저 써볼 만합니다. 얇은 종이는 뒷면 글자가 비쳐 읽기 불편할 수 있거든요. 다만 진한 사진이나 넓은 색 면을 인쇄한다면 80g이라도 울거나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평량뿐 아니라 사용 중인 프린터에 맞는 전용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인쇄 전에 낭비를 줄이는 설정
종이를 아끼려고 글씨를 무조건 작게 줄이면 읽는 사람이 더 힘들어집니다. 먼저 인쇄 미리 보기에서 빈 페이지가 생겼는지, 제목만 다음 장으로 넘어갔는지 살펴보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마지막 두세 줄 때문에 한 장이 추가됐다면 문단 간격이나 위아래 여백을 조금 조절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때가 있습니다.
여백을 종이 끝까지 줄이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일반 프린터는 종이 가장자리까지 인쇄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서 화면에서는 멀쩡한데 출력물에서 글자가 잘린다면, 먼저 인쇄 미리 보기와 프린터가 표시하는 인쇄 가능 영역을 확인하세요. ‘용지에 맞춤’ 설정을 쓰면 잘림은 줄일 수 있지만 글씨와 표가 함께 작아질 수 있으니 첫 장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여러 장짜리 회의 자료라면 양면 인쇄도 유용합니다. 세로 문서를 책처럼 넘길 때는 보통 ‘긴 쪽으로 넘기기’를 선택합니다. ‘짧은 쪽으로 넘기기’를 고르면 뒷면이 거꾸로 보일 수 있어요. 프린터마다 메뉴 이름이 조금씩 다르니 두 장만 먼저 출력해 넘기는 방향을 확인하면 나머지 종이를 아낄 수 있습니다.
- 서명이나 제출이 필요한 문서: 원본 크기와 페이지 끝의 내용을 확인하기
- 읽기용 자료: 필요하면 양면 인쇄를 선택하고 넘기는 방향 확인하기
- 임시 검토본: 한 장에 여러 페이지를 넣더라도 글씨가 읽히는지 미리 보기로 확인하기
남은 용지를 보관하고 다시 쓰는 방법
A4용지를 프린터에 오래 넣어 두면 습기를 먹거나 가장자리가 휘어 급지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종이는 포장지에 다시 넣고, 평평한 곳에 눕혀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창가나 물을 자주 쓰는 공간 가까이에 두지 않는 게 낫습니다.
인쇄 실패한 종이도 버리기 전에 한쪽 면이 비어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개인 메모나 초안 출력에는 뒷면을 쓸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정보가 적힌 면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문서의 뒷면으로 쓰면 곤란하겠죠. 구겨졌거나 스테이플러 자국이 남은 종이는 프린터 급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손글씨 메모용으로 돌리는 편이 편합니다.
저는 용지를 고를 때 가격보다 먼저 어디에 쓸지를 떠올립니다. 매일 보는 초안과 오래 보관할 서류에 같은 종이를 쓸 필요는 없으니까요. 크기와 설정을 한 번 확인하고 필요한 만큼만 출력하는 습관이 쌓이면, A4용지 한 묶음도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