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지니 노동착취 논란 사실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헤이지니 관련 글을 읽다가 같은 연봉 인상 이야기를 두고 ‘25%’와 ‘5%’라는 숫자가 함께 나오는 걸 봤어요. 숫자 하나만 보면 어느 쪽 말이 맞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근무 기간과 급여 자료, 업무 방식까지 함께 봐야 하더라고요. 헤이지니 노동착취 논란을 접했다면 먼저 누가 무엇을 주장했고, 어느 부분이 아직 엇갈리는지 구분하는 게 좋겠습니다.
전 직원들이 제기한 내용부터 확인하기
논란은 헤이지니가 운영하는 회사 키즈웍스에서 일했다는 전 직원들의 글이 알려지며 커졌습니다. 먼저 문제를 제기한 전 직원 A씨는 중국어 콘텐츠의 대본, 번역, 성우 섭외, 편집 등 여러 업무를 맡았고, 하루에 최대 16시간 일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봉은 처음 2,000만 원이었고 재직 중 2,100만 원으로 올랐지만, 장시간 근무에 대한 별도 수당은 받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시기에 근무했다는 전 직원 B씨도 주말 근무 뒤 대체휴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고 야근이 잦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B씨는 회사에 다녔다는 자료로 4대 사회보험 가입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다만 그 자료만으로 B씨가 말한 근무시간이나 수당 문제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직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와 ‘개별 근무 조건을 보여주는 자료’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회사 측 설명과 숫자가 엇갈리는 지점
키즈웍스는 2026년 10월 27일 입장문을 내고 일부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회사 측은 A씨의 실제 근무 기간을 2017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로 설명했고, 이후 휴직을 거쳐 2019년 5월 본인 의사로 퇴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업무 방식을 협의했으며 근무시간 조정과 재택근무도 가능했다고 했습니다. 연봉은 25% 인상했고 휴직 중에도 상여금을 지급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A씨는 10월 28일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을 공개하며 재직 중 연봉 인상은 2,000만 원에서 2,100만 원으로 오른 한 차례뿐이었다고 재반박했습니다. 이 두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인상률은 5%입니다. 엑스포츠뉴스는 회사 측이 말한 25%의 기준 금액과 시점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비교할 때는 ‘어느 기간의 어떤 급여를 기준으로 계산했는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근무 방식에 관한 설명도 다릅니다. 회사는 시간 조정과 재택근무가 가능했다고 했지만, A씨는 재직 중 재택근무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도가 있었다는 설명과 실제로 사용했다는 경험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당시의 근로계약서, 업무 지시 기록, 출퇴근 내역처럼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쟁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산재 인정과 책임 판단은 어떻게 읽을까
A씨는 건강이 악화된 뒤 2020년 1월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고 밝혔고, 관련 통지서도 공개했습니다. 이 내용은 가볍게 넘길 부분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산재 인정 사실만으로 지금 제기된 모든 임금·근무시간 주장이나 헤이지니 개인의 모든 행동이 확인됐다고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각각의 쟁점은 확인할 자료와 판단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산재 신청 과정에 대해서도 양측 설명이 맞섭니다. A씨는 회사가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의견서를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키즈웍스는 신청을 방해하지 않았으며 외부 공인노무사를 소개해 상담과 절차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가 어떤 의견을 제출했는지, 그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문제입니다.
새 소식을 볼 때 확인할 세 가지
- 먼저 날짜를 봅니다. 최초 주장, 회사 입장문, 전 직원의 재반박 가운데 어느 시점의 내용인지에 따라 기사에 담긴 정보가 다릅니다.
- 자료가 증명하는 범위를 봅니다. 원천징수영수증은 지급된 소득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 몇 시간 일했는지는 별도 기록이 필요합니다.
- 주장의 주체를 봅니다. 전 직원의 경험담인지, 회사의 공식 설명인지, 제3자가 확인한 사실인지 문장마다 구분하면 단정적인 제목에 덜 흔들립니다.
특히 ‘노동착취’라는 표현은 논란을 찾을 때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 현재 공개된 보도에서는 구체적인 근무 조건을 두고 양측이 다투고 있습니다. 독자로서는 어느 한쪽의 짧은 문장만 퍼 나르기보다, 새 자료가 나오면 기존 설명과 어느 대목에서 맞거나 다른지 살펴보는 편이 낫겠습니다. 결국 이 일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건 자극적인 표현보다 날짜가 있는 기록과 그 기록에 대한 양측의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