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셍지수 처음 볼 때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홍콩 증시 뉴스를 보는데 항셍은 올랐고 항셍테크는 내렸다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같은 시장을 가리키는 이름처럼 들리는데 방향이 달라서 잠깐 멈칫했다. 항셍을 볼 때는 숫자 하나보다 그 숫자가 어떤 기업을 묶은 것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항셍이라는 이름부터 구분하기
뉴스에서 그냥 ‘항셍’이라고 하면 보통 홍콩 증시의 대표 지표인 항셍지수(HSI)를 뜻한다. 항셍지수회사는 홍콩 상장 기업 가운데 기준에 맞는 종목을 골라 지수를 구성한다. 종목과 비중은 지수 개편에 따라 달라지므로, 오래전에 본 기업 목록을 현재 구성으로 생각하면 헷갈릴 수 있다.
이름이 비슷한 항셍테크지수는 기술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홍콩 상장 기업 30곳을 담는다. 항셍중국기업지수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별도 지수다. 세 지수는 담는 기업과 비중이 다르다. 그래서 ‘홍콩 시장이 올랐다’는 기사와 ‘기술주가 약했다’는 기사가 같은 날 함께 나와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수 화면에서는 등락률을 먼저 보기
지수 옆에는 보통 현재 값, 전 거래일 대비 오른 점수, 등락률이 함께 표시된다. 처음에는 큰 숫자인 지수 값보다 등락률을 보는 게 편하다. 예를 들어 전날 20,000포인트였던 지수가 20,600포인트가 됐다면 600포인트, 3% 오른 것이다. 600이라는 숫자만 보면 얼마나 크게 움직였는지 감이 잘 오지 않지만, 3%라고 바꾸면 다른 날이나 다른 지수와 비교하기 쉬워진다.
그런데 하루 등락률만으로 분위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날 크게 떨어진 뒤 일부 회복했을 수도 있고, 한 달 동안은 여전히 하락 중일 수도 있다. 당일 수치와 함께 한 달, 일 년 흐름을 나란히 보고 최근 급등락이 있었는지도 확인하면 화면의 숫자가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읽힌다.
시점도 확인해야 한다. 홍콩거래소의 일반 주식 정규 거래는 홍콩 시간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다. 한국은 홍콩보다 한 시간 빠르다. 거래 중 수치인지 장이 끝난 뒤의 종가인지에 따라 같은 ‘오늘 항셍’이라도 의미가 달라진다. 홍콩 휴장일에는 전 거래일 종가가 계속 보일 수도 있다.
항셍이 올랐는데 내 상품은 왜 다를까
항셍지수는 시장을 나타내는 숫자라서 지수 자체를 주식처럼 사는 것은 아니다. 투자할 때는 항셍지수를 따르는 ETF 같은 상품을 고르게 된다. 이때 상품명에 ‘항셍’이 들어갔다고 모두 같은 움직임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일반 항셍지수를 따르는지, 항셍테크를 따르는지부터 상품 설명에서 확인해야 한다.
또 지수의 등락률과 내 계좌의 수익률은 다를 수 있다. 원화로 투자했다면 환율 변화가 영향을 준다. 가령 기초자산이 3% 오르고 원화 기준 환율 효과가 4% 불리하게 작용했다면, 단순 계산상 원화 가치는 약 1.12% 줄어든다. 실제 수익률에는 상품의 환헤지 방식, 운용 보수, 매매 가격과 추적 오차도 영향을 준다. 이 예시는 환율 효과를 이해하기 위한 계산이며 실제 상품 수익률을 뜻하지 않는다.
배당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도 비교할 때 유용하다. 항셍지수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항셍지수는 구성 종목의 주가 변화를 나타내는 가격지수다. 배당까지 반영한 성과를 보려면 별도의 총수익지수를 봐야 한다. ETF 성과와 뉴스에 나온 지수 상승률이 다를 때는 이 차이도 확인할 만하다.
매수 전에는 상품 이름보다 설명을 읽기
ETF를 고른다면 먼저 추종 지수, 환헤지 여부, 총보수, 분배금 정책을 확인한다. 거래량과 매수·매도 호가의 차이도 중요하다. 거래가 뜸하거나 호가 차이가 크면 화면에 표시된 기준 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상장된 상품이라면 홍콩 장이 닫힌 시간에도 거래될 수 있으니, 그때 표시된 가격이 어떤 정보를 반영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물이나 레버리지 상품을 볼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 이름에 항셍이 붙어 있어도 지수를 그대로 장기간 보유하는 상품과 움직임이 같지는 않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등락률을 기준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있어, 며칠간 지수가 오른 폭에 배수를 곱한 값이 내 수익률이 되지는 않는다.
나는 항셍 관련 뉴스를 볼 때 먼저 ‘어느 항셍지수인가’, 다음으로 ‘언제 기준 숫자인가’를 확인한다. 여기에 투자 상품의 환율과 비용까지 더해 보면, 지수가 올랐는데 계좌는 왜 다르게 움직였는지도 한결 차분하게 이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