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AICPA 준비 방법, 과목 선택부터 공부 순서까지

얼마 전 지인이 미국 회계사 시험을 준비해볼까 고민하길래 이야기를 나눴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AICPA를 막연히 ‘영어로 보는 회계 시험’ 정도로만 알고 있더라고요. 사실 AICPA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주마다 응시 요건이 다르고 시험 구조도 바뀐 뒤라 처음엔 길 찾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그래도 방향만 잡히면 준비 과정은 꽤 현실적으로 쪼갤 수 있습니다. 회계 전공자라면 학점 확인부터, 비전공자라면 부족한 과목을 채우는 계획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직장인도 많이 준비하는 시험이라 하루 2~3시간씩 꾸준히 가져가는 방식이 흔하고요.
AICPA가 어떤 자격인지 먼저 감 잡기
AICPA라고 부르지만, 실제 자격은 미국 각 주 회계위원회가 부여하는 CPA 라이선스입니다. AICPA는 미국 공인회계사 협회 이름이고, 시험은 AICPA와 NASBA, 각 주 회계위원회 체계 안에서 운영됩니다.
시험은 2024년부터 CPA Evolution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공통으로 보는 Core 3과목과 선택하는 Discipline 1과목, 총 4과목 구조입니다. Core는 AUD, FAR, REG이고 Discipline은 BAR, ISC, TCP 중 하나를 고릅니다. 각 과목은 75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 AUD: 감사와 내부통제, 증거 수집, 감사보고서 중심
- FAR: 재무회계, 정부회계, 비영리회계 등 범위가 넓은 과목
- REG: 미국 세법, 상법, 윤리 관련 내용
- BAR: 재무분석, 관리회계, 고급회계 성격이 강한 선택 과목
- ISC: 정보시스템, 보안, 데이터 관리 쪽에 가까운 선택 과목
- TCP: 개인과 법인 세무에 더 깊게 들어가는 선택 과목
응시 주를 고르는 방법
AICPA 준비에서 의외로 첫 번째 난관은 “어느 주로 지원할지”입니다. 미국은 주마다 응시 자격과 라이선스 요건이 다릅니다. 어떤 주는 시험 응시 단계에서 요구하는 학점이 비교적 낮고, 어떤 주는 라이선스를 받을 때 150학점이나 실무경력을 더 엄격하게 봅니다.
한국에서 준비하는 분들은 보통 본인의 학력, 회계·경영 학점, 실무경력 가능성, 라이선스 취득 목적을 같이 놓고 봅니다. 단순히 시험만 빨리 보고 싶은지, 나중에 라이선스까지 받을 생각인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특히 미국 외 대학 학위는 학점 평가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미리 준비해두면 진행이 덜 답답합니다.
응시 주를 고를 때 체크할 것
- 총 이수 학점이 120학점인지 150학점인지
- 회계 과목과 경영 과목 학점이 충분한지
- 해외 대학 학점 평가가 필요한지
- 시험 합격 후 라이선스까지 받을 계획인지
- 실무경력 요건을 채울 수 있는지
솔직히 여기서 너무 오래 고민하면 공부 시작이 밀립니다. 후보 주를 2~3개 정도로 좁힌 뒤, 내 학점으로 가능한지 확인하는 식이 좋습니다. 부족한 학점이 있다면 온라인 대학 과정이나 추가 과목 이수로 채우는 방법도 많이 씁니다.
공부 순서는 FAR부터 잡는 편이 무난합니다
초보자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순서는 FAR, AUD, REG, 선택 과목입니다. FAR은 범위가 넓고 회계 기본기가 많이 필요해서 처음에 잡아두면 뒤 과목이 조금 수월해집니다. AUD는 FAR에서 익힌 재무제표 흐름을 알고 있으면 이해가 빨라지고요.
REG는 미국 세법과 비즈니스 법규가 섞여 있어서 암기량이 꽤 있습니다. 한국 세법과 용어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낯설지만, 문제 유형이 반복되는 편이라 일정 수준부터는 점수가 오르는 맛이 있습니다. 선택 과목은 본인 배경에 맞춰 고르는 게 낫습니다. 세무 쪽이 편하면 TCP, 재무·관리회계가 편하면 BAR, IT나 통제 쪽 감각이 있으면 ISC가 후보가 됩니다.
현실적인 기간 감각
전업 수험생이면 8~12개월, 직장인이라면 12~18개월 정도를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영어 독해 속도, 회계 기본기, 하루 공부 시간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회계 전공자라도 영어 문제를 빠르게 읽는 연습이 부족하면 초반에 시간이 꽤 걸립니다.
- 하루 2시간 공부: 한 과목당 2.5~4개월 정도 예상
- 하루 3시간 공부: 한 과목당 2~3개월 정도 예상
- 주말 집중형: 평일 복습이 없으면 진도가 쉽게 끊김
근데 단순히 강의를 다 듣는 것보다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쪽이 중요합니다. AICPA 시험은 개념을 아는 것과 시험장에서 보기 중 답을 골라내는 능력이 조금 다릅니다. MCQ를 반복하면서 틀린 이유를 적어두면 실력이 눈에 띄게 쌓입니다.
비용과 영어 부담도 현실적으로 보기
AICPA는 비용이 만만한 시험은 아닙니다. 학점 평가, 응시료, 교재나 온라인 강의, 시험장 예약 비용까지 합치면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갑니다. 한국에서 준비하는 경우 시험 장소와 일정까지 고려해야 해서, 처음부터 예산을 넉넉하게 잡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영어는 네이티브처럼 잘해야 하는 시험은 아닙니다. 다만 회계 영어와 문제 독해 속도는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revenue, lease, impairment, subsequent event 같은 단어는 뜻만 아는 수준이 아니라 문제 안에서 바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 1~2개월은 영어 때문에 답답할 수 있는데, 같은 표현이 반복되기 때문에 누적 효과가 큽니다.
초반에 흔히 하는 실수
- 응시 주 요건을 확인하지 않고 강의부터 결제함
- FAR 범위를 가볍게 보고 너무 짧게 잡음
- 강의 시청을 공부 시간으로만 계산함
- 오답노트를 너무 예쁘게 만들다가 정작 반복을 못함
- 시험 일정을 늦게 잡아 긴장감이 사라짐
개인적으로는 첫 과목 시험일을 너무 멀리 두지 않는 게 좋다고 봅니다. 완벽하게 준비한 뒤 시험을 보겠다는 생각은 꽤 그럴듯하지만, 이 시험은 완벽보다 합격선에 맞춘 운영이 더 중요합니다. 75점을 넘기는 시험이라는 점을 계속 기억하면 공부 방식도 조금 가벼워집니다.
AICPA 준비를 시작하려면 이렇게 움직이면 됩니다
처음 일주일은 공부보다 자료 확인에 쓰는 게 낫습니다. 내 영문 성적증명서 기준으로 회계·경영 학점을 세어보고, 후보 주의 응시 요건을 비교합니다. 그다음 학점 평가가 필요한지 확인하고, 시험 과목 순서와 예상 기간을 달력에 넣습니다.
- 1단계: 영문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 준비
- 2단계: 후보 주 2~3곳의 응시 요건 비교
- 3단계: 부족한 회계·경영 학점 확인
- 4단계: FAR부터 시작할지, 본인에게 쉬운 과목부터 시작할지 결정
- 5단계: 첫 시험일을 기준으로 8~12주 공부 계획 세우기
AICPA는 이름 때문에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실제 준비는 꽤 생활형 시험에 가깝습니다. 매일 조금씩 문제를 풀고, 틀린 개념을 다시 보고, 시험일에 맞춰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주의 규정과 모든 과목을 다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내 학점 확인과 첫 과목 선택부터 차분히 시작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꾸준히 쌓는 사람에게 유리한 시험이라는 점이, 오히려 이 자격의 괜찮은 매력이라고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