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쓰는법, 가족·지인 사이 돈거래도 깔끔하게 남기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가족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계좌이체 내역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묻더라고요. 사실 금액이 작을 때는 그냥 넘어가기도 하지만, 100만 원이든 1,000만 원이든 돈이 오가면 기억이 다르게 남는 순간이 생깁니다. 그래서 차용증은 상대를 못 믿어서 쓰는 종이가 아니라, 서로 민망한 상황을 줄이는 약속 기록에 가깝습니다.
차용증은 정해진 법정 양식이 꼭 있는 문서는 아닙니다. 다만 나중에 증거로 쓰려면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언제까지, 어떤 조건으로 갚기로 했는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되는 기준을 바탕으로 보면, 핵심은 복잡한 문구보다 빠진 항목이 없게 쓰는 데 있습니다.
차용증에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
차용증쓰는법에서 가장 먼저 챙길 건 기본 정보입니다. 인터넷에서 양식을 내려받아도 좋지만, 빈칸을 대충 채우면 의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름만 쓰고 주민등록번호나 주소를 빼면 나중에 같은 이름 문제나 연락 문제로 곤란해질 수 있어요.
-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 빌려준 금액과 실제 지급일
- 돈을 준 방식, 예를 들면 계좌이체 또는 현금 지급
- 갚는 날짜와 갚는 방법
- 이자율, 이자 지급일, 지연이자 조건
- 작성일, 채무자의 서명 또는 날인
금액은 숫자만 쓰기보다 한글도 함께 쓰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금 10,000,000원”만 적는 것보다 “금 일천만 원정”을 같이 적으면 숫자를 고치는 일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분쟁이 생겼을 때는 이런 작은 부분이 꽤 크게 작용합니다.
이자와 갚는 날짜는 애매하게 쓰지 않기
친한 사이일수록 “형편 되면 갚아” 같은 말을 쓰기 쉽습니다. 그런데 차용증에는 이런 표현이 위험합니다. 변제기일은 “2026년 12월 31일까지”처럼 날짜로 딱 적는 게 좋습니다. 매달 나누어 갚는다면 “매월 25일 50만 원씩”처럼 횟수와 금액을 나누어 적으면 더 분명합니다.
이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자를 받기로 했다면 연 몇 퍼센트인지 적어야 합니다. 개인 간 돈거래에서도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넘기면 초과 부분은 효력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현재 일반적인 금전대차에서 자주 기준으로 보는 상한은 연 20%입니다. 그래서 월 2%, 월 3%처럼 가볍게 말했더라도 연이율로 환산하면 제한을 넘을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면 “이자는 없는 것으로 한다”라고 적어두는 게 깔끔합니다. 아무 말이 없으면 이자 약정 자체를 두고 말이 갈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연체됐을 때 지연손해금을 받을 생각이라면 “변제기일 다음 날부터 연 몇 퍼센트”라고 따로 적어야 합니다. 근데 이때도 지나치게 높은 비율은 피해야 합니다.
손으로 쓸 때와 출력해서 쓸 때 체크할 점
차용증은 손글씨로 써도 되고, 컴퓨터로 작성한 뒤 출력해도 됩니다. 중요한 건 최종 문서에 당사자의 의사가 드러나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채무자 서명은 꼭 직접 받는 편이 좋습니다. 도장만 찍혀 있고 누가 작성했는지 애매하면 나중에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금으로 줬다면 차용증만으로 끝내지 말고 영수 문구를 넣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채무자는 위 금액을 2026년 9월 7일 현금으로 수령하였다”처럼 적는 방식입니다. 계좌이체라면 이체 내역이 남기 때문에 조금 더 낫지만, 그래도 차용증의 금액과 이체 금액, 날짜가 맞아야 합니다.
수정할 일이 생기면 줄을 긋고 양쪽이 서명하거나 날인하는 식으로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수정테이프로 지우거나 빈칸을 남겨두는 건 피하는 게 좋습니다. 빈칸이 있으면 나중에 다른 내용이 추가됐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거든요.
가족 사이 차용증은 더 자세히 쓰는 편이 낫다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사이 돈거래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빌려준 돈인데 나중에 증여로 보일 수 있고, 반대로 증여처럼 줬다가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가족 사이 차용증은 남보다 더 구체적으로 쓰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3,000만 원을 빌려준다면 차용증에 원금, 이자, 상환일을 적고 실제로 이자를 주고받은 기록도 남겨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매달 10만 원씩 이자를 받기로 했다면 실제 계좌이체 내역이 있어야 말과 문서가 맞습니다. 차용증만 있고 몇 년 동안 이자도 원금도 오가지 않으면 형식적인 문서로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가족 간 거래가 세금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집값, 전세보증금, 사업자금처럼 금액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차용증을 쓰는 것에 더해 세무 상담까지 같이 받아두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공증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
차용증을 썼다고 해서 무조건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반 차용증은 소송이나 지급명령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바로 압류까지 이어지는 문서는 아닙니다. 그래서 금액이 크거나 상환 가능성이 불안하다면 공증을 생각해볼 만합니다.
공증사무소에서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나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의 문서를 작성하면, 약속을 어겼을 때 절차가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도 공증 문서는 분쟁 예방과 해결에 도움이 되고, 일정한 경우 집행권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공증은 비용이 들고, 당사자가 함께 준비해야 할 서류도 있습니다. 50만 원, 100만 원 정도의 생활비 거래라면 일반 차용증과 계좌이체 내역만으로도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수천만 원 이상이거나 사업자금처럼 위험이 큰 돈이라면 공증 비용을 아끼는 게 꼭 이득은 아닐 수 있습니다.
바로 쓸 수 있는 간단한 문장 흐름
차용증 문장은 어렵게 꾸밀 필요가 없습니다. 아래 흐름대로 쓰면 기본 뼈대는 갖출 수 있습니다. 실제 금액과 조건은 상황에 맞게 바꾸면 됩니다.
“채무자 홍길동은 채권자 김민수로부터 2026년 9월 7일 금 일천만 원정, 10,000,000원을 차용하였다. 채무자는 위 금액을 2027년 9월 7일까지 채권자 명의 계좌로 변제한다. 이자는 연 5%로 하며 매월 말일 지급한다. 변제기일을 넘길 경우 지연손해금은 연 10%로 한다. 본 차용증은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작성하며, 채무자는 이를 확인하고 서명한다.”
여기에 채권자와 채무자의 인적사항, 계좌번호, 작성일, 서명란을 붙이면 됩니다. 보증인이 있다면 보증인의 인적사항과 보증 범위도 따로 적어야 합니다. 그냥 “보증함”이라고만 쓰면 어느 금액까지 책임지는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차용증은 돈을 빌려주는 사람만을 위한 문서가 아닙니다.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도 원금, 이자, 갚는 날이 분명하면 나중에 과한 요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로만 넘기기 쉬운데, 오히려 가까운 관계를 오래 지키려면 종이 한 장의 힘을 빌리는 편이 더 편할 때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