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S 자료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토익·토플 준비가 처음이라면 이렇게

얼마 전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지인이 교재를 잔뜩 사놓고도 “뭘 먼저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토익을 준비할 때 비슷했습니다. 문제집은 많은데, 막상 시험을 만든 쪽의 자료를 얼마나 봐야 하는지는 잘 감이 안 왔거든요. 여기서 자주 나오는 이름이 바로 ETS입니다.
ETS는 Educational Testing Service의 줄임말로, 토익·토플·GRE 같은 여러 영어 시험과 관련된 기관입니다. 특히 토익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ETS 공식’이라는 말이 꽤 익숙하죠. 공식 문제집, 실전서, 기출에 가까운 유형이라는 표현이 붙어 있어서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기준점으로 삼기 좋습니다.
ETS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
영어 시험 공부를 하다 보면 해설이 친절한 교재, 난도가 높은 교재, 단어장이 두꺼운 교재가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시험장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문제의 말투와 흐름은 결국 출제 기관의 스타일에 가장 가깝습니다. 그래서 ETS 자료는 ‘내가 지금 시험의 방향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토익 리스닝은 Part 1부터 Part 4까지 총 100문항, 리딩도 Part 5부터 Part 7까지 총 100문항입니다. 전체 200문항을 2시간 안팎으로 풀어야 하니 단순히 영어를 아는 것과 시험 속도에 적응하는 것은 다릅니다. ETS 공식 문제를 풀어보면 문장 길이, 선택지의 함정, 지문 배치가 어느 정도 감으로 잡힙니다.
사실 사설 교재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약점 보완에는 사설 교재가 더 편할 때도 많습니다. 다만 첫 기준을 ETS로 잡아두면 나중에 다른 교재를 풀 때 “이건 실전보다 조금 어렵네” 또는 “이 유형은 실제 시험과는 느낌이 다르네” 하고 비교할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ETS 자료 쓰는 방법
처음부터 공식 실전 문제를 전부 시간 재고 풀 필요는 없습니다. 초반에는 한 세트 전체를 풀기보다 파트별로 쪼개서 보는 편이 덜 지칩니다. 특히 토익 기준으로 Part 5 문법 문제 30문항, Part 7 독해 지문 몇 개처럼 작은 단위로 시작하면 내 약점이 더 잘 보입니다.
- 첫 1주차: ETS 문제를 파트별로 조금씩 풀며 유형을 익히기
- 2~3주차: 틀린 문제의 문장 구조와 단어를 따로 적기
- 4주차 이후: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1세트씩 풀기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점수보다 기록입니다. 예를 들어 리스닝 Part 3에서 39문항 중 25문항을 맞혔다면, 단순히 “많이 틀렸다”로 끝내면 아깝습니다. 대화 초반을 놓쳤는지, 선택지를 미리 못 읽었는지, 장소·직업·목적 같은 기본 질문에서 자꾸 흔들리는지까지 적어두면 다음 공부 방향이 훨씬 또렷해집니다.
리딩도 비슷합니다. Part 7을 풀 때 시간이 부족했다면 영어 실력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읽으려다 시간이 밀렸을 수도 있고, 문제를 먼저 보지 않아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속도가 늦었을 수도 있습니다. ETS 지문은 이런 습관을 점검하기에 꽤 좋은 재료입니다.
공식 교재와 사설 교재를 섞는 요령
솔직히 ETS 공식 교재만으로 모든 약점을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해설이 짧게 느껴질 때도 있고, 문법 개념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방식은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식 자료를 기준점, 사설 교재를 보완재로 두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Part 5에서 시제, 가정법, 관계사 문제를 계속 틀린다면 ETS 문제를 반복해서 보는 것만으로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문법 설명이 자세한 교재나 강의로 개념을 채운 뒤, 다시 ETS 문제로 돌아와 실제 출제 문장 안에서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흐름이 좋습니다.
리스닝도 마찬가지입니다. ETS 음원은 실제 시험에 가까운 속도와 억양을 익히기에 좋습니다. 다만 쉐도잉이나 받아쓰기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짧은 문장 단위로 끊어 듣고, 하루에 10분이라도 같은 음원을 반복해서 듣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하루 1시간을 몰아서 듣는 것보다 15분씩 4번 나누는 방식이 더 오래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점수대별로 다르게 접근하기
ETS 자료를 어떻게 쓰느냐는 현재 점수대에 따라 조금 달라집니다. 토익 500점대라면 실전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기본 어휘와 문장 구조를 잡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ETS 문제를 풀고 해설만 보는 것보다, 틀린 문장을 직접 해석해보고 주어와 동사를 표시하는 식의 공부가 더 잘 먹힙니다.
700점대라면 시간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아는 문제도 오래 붙잡고 있으면 전체 점수가 흔들립니다. ETS 실전 세트를 풀 때 리딩 75분을 그대로 재고, Part 5와 Part 6을 20분 안팎으로 끝내는 연습을 해두면 Part 7에서 숨통이 트입니다.
850점 이상을 노린다면 오답의 양보다 질을 봐야 합니다. 이미 기본기는 있는 편이라 같은 유형을 반복해서 틀리는 경우가 점수 상승을 막습니다. 예를 들어 동의어 문제, 추론 문제, 의도 파악 문제처럼 자주 틀리는 범주를 따로 모아두면 시험 직전 복습 자료가 됩니다.
ETS 공부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많은 사람이 공식 문제를 한 번 풀고 점수만 확인한 뒤 바로 다음 세트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ETS 자료는 두 번째 볼 때 더 많은 게 보입니다. 처음에는 답을 맞히는 데 급급하지만, 다시 보면 오답 선택지가 왜 그럴듯하게 만들어졌는지 보이거든요.
특히 리스닝은 스크립트를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들리지 않았던 표현이 실제로 어려운 단어였는지, 아니면 알고 있던 단어가 빠르게 이어져서 안 들렸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going to”가 “gonna”처럼 들리는 연결, 숫자와 날짜, 장소 전환 표현은 반복해서 나옵니다.
독해에서는 지문보다 선택지 표현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본문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비슷한 뜻으로 바꿔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ETS 문제를 복습할 때는 본문 표현과 정답 선택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줄을 그어보는 방식이 꽤 유용합니다.
ETS는 시험 준비의 전부라기보다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에 가깝습니다. 공식 자료로 시험의 말투와 속도를 익히고, 부족한 부분은 다른 자료로 메우는 식으로 가면 공부가 덜 흔들립니다. 문제집을 많이 사는 것보다 한 권을 제대로 뜯어보는 쪽이 실제 점수에는 더 가까운 길이라고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