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 데치기 초보도 향 살리는 방법

봄에 두릅을 사 오면 제일 먼저 헷갈리는 것
얼마 전 시장에 갔다가 두릅 한 팩을 집어 들었는데, 계산대 앞에서부터 살짝 긴장되더라고요. 향은 좋은데 괜히 오래 데치면 흐물흐물해질 것 같고, 덜 데치면 쓴맛이 남을 것 같았거든요. 사실 두릅 데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손질, 물의 양, 데치는 시간만 맞추면 초보도 꽤 맛있게 만들 수 있어요.
두릅은 특유의 쌉싸름한 향과 아삭한 식감이 매력입니다. 그래서 데칠 때 목표는 완전히 익히는 게 아니라, 거친 맛은 줄이고 향과 식감은 남기는 쪽에 가깝습니다. 보통 손가락 굵기 정도의 두릅은 끓는 물 기준 1분에서 1분 30초 정도면 충분하고, 굵은 것은 2분 안팎으로 잡으면 무난합니다.
두릅 손질은 밑동부터 가볍게
두릅을 데치기 전에 밑동을 먼저 봐야 합니다. 갈색으로 딱딱한 부분이 있으면 칼로 얇게 잘라내고, 밑동 주변의 거친 껍질은 손이나 칼끝으로 살짝 벗겨주면 먹을 때 질긴 느낌이 줄어듭니다. 너무 많이 깎으면 향 좋은 부분까지 줄어드니, 지저분하고 단단한 부분만 정돈하는 정도가 좋습니다.
가시가 있는 두릅이라면 손질할 때 조금 조심해야 합니다. 억센 가시는 칼등으로 살살 긁어내면 되고, 연한 가시는 데치면서 부드러워지는 편입니다. 흐르는 물에 두세 번 흔들어 씻으면서 잎 사이에 낀 흙이나 작은 이물질을 빼주세요. 물에 오래 담가두면 향이 빠질 수 있어서 짧게 씻는 쪽이 낫습니다.
- 밑동의 마른 부분은 얇게 잘라내기
- 질긴 겉껍질은 필요한 만큼만 벗기기
- 잎 사이 흙은 흐르는 물에서 가볍게 씻기
- 굵기가 많이 다르면 비슷한 크기끼리 나누기
두릅 데치기 시간은 굵기에 맞추기
냄비에는 두릅이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넉넉히 붓고 끓입니다. 물이 팔팔 끓으면 소금을 조금 넣어주세요. 물 1리터 기준 소금 1작은술 정도면 적당합니다. 소금은 간을 세게 하려는 목적보다 색을 조금 더 선명하게 하고, 데친 뒤 맛이 밋밋해지는 걸 줄이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두릅은 밑동이 잎보다 두껍기 때문에 한꺼번에 툭 넣는 것보다 밑동부터 먼저 넣는 게 좋습니다. 밑동을 20~30초 정도 먼저 담갔다가 전체를 넣으면 잎은 과하게 무르지 않고 줄기는 적당히 익습니다. 얇은 두릅은 전체 시간 1분 정도, 보통 두께는 1분 30초, 굵은 것은 2분 정도를 기준으로 잡아보면 됩니다.
시간 기준을 잡는 쉬운 방법
- 작고 연한 두릅: 끓는 물에서 약 1분
- 일반적인 두릅: 약 1분 30초
- 줄기가 굵은 두릅: 약 2분
- 데친 뒤 바로 초장에 찍어 먹을 때: 식감이 남도록 짧게
- 나물로 무칠 때: 줄기가 살짝 부드러워질 만큼
중간에 하나를 꺼내 밑동을 손으로 눌러보면 감이 옵니다. 너무 단단하면 20초 정도 더 데치고, 손끝에 살짝 탄력이 느껴지면 바로 건져도 됩니다. 여기서 오래 끓이면 두릅 향이 물로 빠지고 식감도 무너집니다. 두릅은 오래 익힐수록 맛있어지는 채소가 아니라, 짧게 데쳐야 제맛이 살아나는 쪽입니다.
데친 뒤 찬물에 헹구는 이유
두릅을 건진 뒤에는 바로 찬물에 넣어 열기를 빼줍니다. 이 과정이 꽤 중요합니다. 뜨거운 상태로 두면 남은 열 때문에 계속 익어서 잎이 축 처지고 줄기도 물러질 수 있거든요. 찬물에 30초에서 1분 정도만 담갔다가 건져도 충분합니다.
다만 찬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조금 빠지는 건 좋지만, 두릅 특유의 향까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헹군 뒤에는 손으로 세게 비틀지 말고, 두 손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를 빼주세요. 키친타월 위에 잠깐 올려두면 초장에 찍어 먹을 때 물이 흥건해지지 않습니다.
맛이 흐려지는 실수
- 물이 끓기 전에 두릅을 넣는 것
- 작은 냄비에 많이 넣어 물 온도를 확 떨어뜨리는 것
- 데친 뒤 뜨거운 채로 접시에 두는 것
- 찬물에 오래 담가 향을 빼는 것
- 물기를 너무 세게 짜서 모양을 망가뜨리는 것
초장, 나물, 보관까지 이렇게 하면 편해요
가장 간단한 먹는 방법은 역시 초장입니다. 데친 두릅을 가지런히 놓고 초장만 곁들여도 봄 반찬 하나가 금방 생깁니다. 초장이 너무 강하면 두릅 향이 묻힐 수 있으니, 처음에는 살짝만 찍어 먹어보는 게 좋습니다. 고추장, 식초, 설탕을 섞은 기본 초장에 참깨를 조금 넣으면 고소함이 더해집니다.
나물로 무칠 때는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약하게 하고, 참기름은 아주 조금만 넣는 편이 잘 어울립니다. 두릅 자체의 향이 강한 편이라 양념을 많이 넣으면 오히려 매력이 줄어들 수 있어요. 마늘도 넣을 수 있지만, 생마늘 향이 세게 올라오면 두릅 향과 부딪히니 아주 소량만 쓰는 게 낫습니다.
데친 두릅을 바로 먹지 않을 때는 물기를 뺀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합니다. 가능하면 1~2일 안에 먹는 게 좋고, 초장이나 양념은 먹기 직전에 곁들이는 편이 깔끔합니다. 양념한 상태로 오래 두면 물이 생기고 식감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두릅 데치기는 결국 시간을 과하게 잡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밑동을 먼저 익히고, 전체는 짧게 데친 뒤, 찬물로 열기를 끊어주는 흐름만 기억하면 실패가 확 줄어듭니다. 봄나물은 손이 많이 갈 것 같아도 막상 해보면 식탁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제철에 한두 번은 꼭 챙겨 먹게 되는 재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